3000년 동안 자유를 기다린 정령 지니와 중년 서사학자 알리테아의 운명적 만남을 그린 판타지 로맨스 영화 3000년이 기다림을 넷플릭스에서 감상했습니다.
설국열차 이후 여러 작품에 참여하며 한국 화장품 모델도 했던 틸다 스윈튼이 남편과 이혼하고 적당히 외롭게 타인과 공감하지 않고 살아가는 중년 서사학자역할을 맡았고요.
인간의 수명보다 훨씬 오랜 시간을 병 속에서 지낸 정령 지니 역에는 토르 러브 앤 썬더에 헤임달로 출연한 이드리스 엘바가 맡았습니다.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정령 지니
3000년의 기다림은 매드 맥스 : 분노의 질주로 유명한 조지 밀러 감독 작품입니다. 영화를 보는 동안 현대적으로 해석한 아라비안 나이트, 천일야화를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미지의 세계를 상징하는 강렬한 색채의 화면이 인상적이고 연대순으로 맞지 않는 것 같지만 묘하게 어울리는 가상의 설정도 흥미로운데요.
무엇보다 정령 지니는 인간이 원하는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고 싶어 안달이 나 있는데 비해 알리테아는 관심이 없다는 설정이 설득력 있게 다가왔습니다.
만약에 정말 그럴 일은 없겠지만, 지니가 나타나 3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면 무엇을 말해야 할까요?
3가지 소원은 생각보다 많고, 알리테아는 소원의 위험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죠.
3000년의 기다림 영화 원작 줄거리
2023년 1월 국내에 개봉한 3000년의 기다림 원작은 A.S바이엇의 소설 '나이팅게일 눈 속의 정령'입니다.
1990년 맨부터 상 수상자로 본명은 안토니아 수잔 더피 (Dame Antonia Susan Duffy)인데요. 영화를 재밌게 봐서 책도 읽어보고 싶었는데 국내엔 없는 것 같습니다.
알리테아는 출장 차 들른 이스탄불에서 눈에 띄는 병을 구입합니다. 호텔에서 오래된 병을 닦자 오랜 시간 잠들어 있던 지니가 깨어납니다.
지니는 여자와 대화를 즐기는 정령으로 지나온 자신의 주인과 세 가지 소원에 얽혀 병 안에 갇힌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소원에 관심 없던 알리테아는 지니의 이야기에 동질감을 느끼고 사랑에 빠집니다. 그리고 둘은 영국으로 돌아옵니다.
정령 지니와 인간의 사랑을 다룬 영화
판타지라 비현실적일 것 같지만, 영국에 온 지니는 달라진 현대 문명과 에너지를 감당하지 못합니다. 더는 정령이나 신이 필요 없어진 첨단 과학의 시대를 받아들이죠.
신화나 전설이 모두 인간의 욕망이자 바람으로 시작된 것이고, 정령이 인간의 소원을 들어주지 않아도 되는 세상에 왔으니 힘을 잃어 갑니다.
그래서 알리테아는 지니를 보내주지만 충전을 마친 정령은 때가 되면 사랑하는 연인을 찾아옵니다.
마치 주말 부부처럼, 혼자가 익숙한 알리테아에게 최고의 짝꿍이 아닐까 싶은데요. 오랜만에 영화를 보면서 나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적 재미와 기승전결을 따진다면 호불호가 있겠지만 화려한 배경과 대사 하나하나가 여운을 남기는 작품은 오랜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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