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 생각나는 영화는 2003년 개봉한 '신과 함께 가라'입니다. 언제 보았는지 기억할 수 없을 만큼 오래된 독일 영화로 코미디 장르로 구분되어 포스터가 유치 찬란하지만, 내용은 상상 그 이상을 선사하는 명작이지요.
종교를 믿지 않아도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영화로, 파문당해 2개의 칸토리 안 교단만 남은 독일의 수도원에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고지식한 원장 신부가 세상을 떠나면서 젊었을 때, 좀 놀아봤다는 벤노와 시골 농부 밥상을 책임지는 타실로, 그리고 아기 때부터 수도원에서 자란 순수 청년 아르보가 남습니다.
후원받을 곳 없는 이단으로 취급받는 칸토리 안 교단 3명은 후원자가 끊기자, 교단의 보물인 규범 집과 한 마리 염소를 데리고, 유일한 형제 수도원이 있는 이탈리아로 떠납니다.
신과 함께 나를 찾아가는 여정
걸어서 세상 밖으로 떠난 그들, 세상과 담쌓고 살아온 시간만큼 쉬운 여정을 시작 할리 없지만, 아침마다 의식처럼 노래를 부르는 세 사람의 하모니가 내내 기억에 남는데요.
오랜 시간 수행으로 다져진 맑은 목소리는 힘든 일상을 치유하는 힘이 느껴집니다. 자칫 어린 신부의 성장기로 그려질 수 있는 뻔한 스토리지만,
위트를 놓치지 않고 한 단계 나아가는 인간의 발자국과 종교의 진짜 의미가 무엇인지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작품인데요.
세 사람은 우연히 키아라를 만나 함께 길을 떠납니다. 그리고 많은 일이 일어나죠.
인간에게 주어진 시련은 무엇일까?
수도원의 밥상을 책임졌던 타실로는 일상적인 삶의 유혹에 빠집니다. 오랜만에 어머니를 만나 하루만, 더 하루만 머물면서 떠나지 못하죠.
수도원에 가라는 원장의 유언보다 어머니가 있는 고향집에서 집안일을 하며 아침에 일어나 일과를 마무리하는 재미에 푹 빠진 것이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상의 편안함에 익숙해져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을 대변합니다.
한때 놀아 본 벤노는 그런 타실로를 두고 아르보와 함께 길을 나서다 클라우디우스의 유혹에 넘어갑니다. 지적인 호기심이 왕성했던 그를 연구라는 이름으로 수도원에 붙잡은 것이죠.
잠시 머물고 떠날 줄 알았던 아르보는 할 일이 많음을 행복하게 여기는 벤노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벤노는 지식이 발목 잡힌 인물로 그려집니다.
이야기의 주인공 아르보는 신비스러운 미소년 그 자체로, 우르반의 규범을 전달하려는 의지가 뚜렷하고 끝까지 흔들리는 것 같지 않지만, 키아라를 사랑하게 되죠.
아르보가 키아라에게 주었던 소리굽쇠는 서로가 마음의 목소리를 따르게 도와주는 매개체인데요.
신과 함께 가라는 언뜻 신을 찬양하고 그의 뜻에 따르라는 것처럼 보이나, 인간이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는지 추구하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합니다.
저는 불교신자인데 신과 함께 가라에 나온 주의 손길 받아들이는 자는 이맘때 들으면 소름이 돋을 정도로 감동입니다.
각자의 이유로 방황하던 세 사람이 다시 합쳐지는 장면이자, 아르보가 키아라와 헤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느껴지는데요.
종교와 무관하게 재밌게 웃고 즐기며, 감동까지 가져갈 수 있는 영화로 이맘때 울적한 마음을 달래기 더없이 좋답니다.
순수한 아르보는 다니엘 브릴이 분했는데, 최근 서부전선 이상 없다와 넥스트 도어, 킹스맨:퍼스트 에이전트 등에 출연한 배우라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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