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번째 천만 관객을 향해 달려가는 파묘를 보고 왔습니다. 개봉 때부터 보고 싶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다가 온갖 떡밥과 해석을 다 찾아보고 관람했는데요.
실제 모델이 된 장례지도사 인터뷰와 풍수지리 관련 동영상 및 무당 관련 자료까지 다 찾아보고 감상한 탓인지 영화는 그렇게 무섭지 않았습니다.
장재현 감독 작품으로 검은 사제들, 사바하에 이어 오컬트 장르의 독보적인 존재로 대중들에게 확실하게 알려진 영화가 파묘가 될 것 같은데요.
파묘 줄거리
다들 현생이 중요하고, 과거보다 그 의미가 많이 퇴색하긴 했으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거나 풍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아직도 묏자리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그렇게 좋은 명당이 수백 년 동안 죽어나간 사람들을 고려하면 남아있기 어렵고, 나라에서도 묘지가 화장을 권하는데요.
화장한 뒤에 가족묘에 옮겨 유골을 보관하기도 하고, 수목장으로 시간이 지나 자연으로 돌아가는 방식을 권장하고 있지만, 대대손손 좋은 자리에서 좋은 기운을 받아 발복 하기 위해 또는 과거의 방식을 고수하여 봉분 형태의 묘로 조상님을 모시고 집도 있습니다.
번외로 좋은 묘를 써서 발복 하고 싶은 인간의 욕심을 잘 나타낸 영화가 명당인데요. 과거에는 실제로 명당에 부모님을 모시기는 해야겠고, 돈은 없어서 남의 묘에 몰래 묻는 경우도 있었답니다.
믿거나 말거나 잠시 풍수지리 업계 종사자분을 알게 된 적이 있는데 잘 사는 사람 혹은 이름만 들어도 아는 사람들이 더 많이 찾아온다는 말을 들은 적 있는데요.
파묘는 전반부와 후반부의 내용이 다르게 흘러가는데, 초반에는 밑도 끝도 없이 돈 많은 부자의 부탁을 받고 미국으로 가는 화림과 봉길로 시작합니다.
그때까지는 의뢰인의 조상이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라는 사실을 몰랐는데요. 묘를 잘 못쓴 대가로 집안에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자 파묘하여 화장을 결정합니다.
파묘 뜻과 결말
사전적 의미의 파묘는 옮기거나 고쳐 묻기 위하여 무덤을 파낸다는 뜻입니다. 잘못된 자리에 들어간 조상님이 편히 쉬질 못해 묘를 파낸 뒤 화장 혹은 다른 곳으로 이장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겉으로 볼 때는 묘를 옮기는 행위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일제 잔재를 완전히 청산하지 않은 채 오랜 시간을 지내온 우리나라의 모습을 투영하는 것 같습니다.
전반부는 묫바람이 불어 파묘하는 부잣집 이야기지만, 후반부에는 친일을 일삼던 부모가 여우 음양사라는 자에 의해 악지에 들어가는데요.
죽어서도 일본에 충성하게 된 매국노의 사후 세계는 평탄하지 않았나 봅니다. 내내 자손들을 괴롭히는 것도 모자라 튀어나온 혼이 자식들을 잡아먹습니다.
그리고 험한 것이 나오면서 음양오행에 입각한 전직 이순신 장군이 일제강점기 잔재를 청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영화 파묘는 오컬트지만, 부담스럽게 무섭지 않고, 쉽게 풀어낸 부분이 성공요인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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